[남상오 산행 이야기] 전북완주 해골바위를 다녀오다

엑스포뉴스 | 기사입력 2020/03/25 [09:16]

[남상오 산행 이야기] 전북완주 해골바위를 다녀오다

엑스포뉴스 | 입력 : 2020/03/25 [09:16]

 

-  전북완주 해골바위를 다녀오다

전북완주군동상면 구수리마을주차장~구수산장~군훈련장입구~장군봉정상738m~북장군봉725m~해골바위~구수리마을주차장~원점회귀
7.0km 4'53"
바다와 밍크

 

▲ 남상오  © 엑스포뉴스




2020.3.22

 

예전 금남정맥을 완주하고 기록했던 자료를 다시 찾아봤다. 운장산 주차장에서 성봉, 장군봉과 북장군봉을 거쳐 큰싸리재~금만봉을 지나 성재봉과 신선봉, 금산백암마을까지 24km를 걸었던(2019.1.12~13) 기억이 되살아났다. 16개의 낙폭이 심한 봉우리를 오르내렸던 당시의 등산이 얼마나 힘들었던지 '산세가 너무도 가파르고 급격하게 내려가는 봉우리들이 마치 촛불이 타오르는 형상으로 내몸의 연소 그 끝이 어디까지인지를 물었다'고 적고 있었다. 장군봉에서 큰싸리재로 가는 길에 '용잡아먹은 바우'라 불리는 해골바위 갈림길이 나타난다. 정맥길에서 틀어져 있어서 대체로 패스하는데 그때 당시에도 시간이 맞지않아 가지 못하고 다음에 다시 와서 해골바위를 꼭 가보겠다고 한 다짐을 1년여만에 이루어냈다. 

 

장군봉은 곳곳에 놓인 매끄러운 바위 표면이 수직에 가까워 최고의 스릴감을 주는 대슬랩(slap)과 릿지구간이 높이와 길이, 경사도면에서 거의 완벽에 가까운 거친 자연암벽 구간을 연출하고 있다. 처음에는 흙산으로 시작하다 7부능선 이상을 위험천만한 암릉으로 채워지더니 구수리마을을 시작하여 장군봉 정상까지 한 산을 넘고 두꺼비바위가 있는 두번째와 북장군봉까지 커다란 산 3개를 넘어야 비로소 하산을 허락하는 산이다. 정상근처 깊은 곳에서부터 흘러나오는 계곡 물줄기가 무엇보다 좋고 암봉 사이를 뚫고 나온 기괴한 소나무가 사람들 시선을 사로잡는다. 장군봉에서부터 두꺼비바위를 지나 북장군봉까지 나타나는 장쾌한 조망이 사람 넋을 뺏는다. 두꺼비바위부터 약 1km에 이르는 곡선의 부드러움과 융단처럼 깔린 오솔길이 너무도 예뻐 멈춰 서거나 자꾸만 뒤돌아보게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낙엽과 앙상한 나무만 있는데도 이정도이니 잎이 나고 만산이 푸르름으로 뒤덮히고 꽃이 피는 6-7월이면 얼마나 더 멋있을지 상상함을 자극하는 곳, 마치 폭격을 맞은 것 같기도 하고 무언가 파먹은 것 처럼 움푹움푹하니 특이하게 생긴 해골바위로 주목을 받으면서 '전국구의 반열에 오른' 오지의 숨은 보석같은 산, 바로 전북완주군의 장군봉이다. 


3월22일 늦은 아침을 먹고 8시쯤 길을 나섰다. 오늘의 목적지는 전북 완주에 있는 장군봉738m이다. 3시간만에 구수리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공중화장실과 넓은 주차장이 잘 갖춰져 있다. 주차요금은 '없다'. 이곳에 주차하고 배낭을 정리한 다음 곧바로 정상을 향했다. 버스승강장과 축사를 조금 지나니 구수산장이 나타난다. 큼지막하게 쓴 간판과 장승이 이색적이다. 시골집 몇채가 길가 좌우로 옹기종기 모여있다. 담장안쪽으로 꽃잔디가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노란 수선화도 무더기로 피어있다. 길가 논두렁밑에는 새봄을 알리는 전령사같은, 파란 꽃무늬가 예쁜 개불알꽃이 소복하게 피었다. 예쁘고 잘생긴 펜션이 나타난다. 남향에 유리로 빛을 충분히 받게하고 1, 2층 모두 밖으로 안전펜스를 낮게 세워져 있다. 곳곳에 새롭게 설치한 이정표가 길안내를 해준다. 수많은 산악회원들이 묶은 리본들도 '이 길로 걸으시오' 하며 나침판 역할을 한다. 해골바위와 장군봉으로 갈라지는 곳에서 우리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군봉 정상까지 2.65km. 계곡물이 많지는 않지만 제법 흐른다. 길가 주변은 조릿대가 잘 자라있다.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했다. 밖으로 노출된 나무뿌리들이 계단역할을 한다. 토양침식이 심하다는 반증이다. 이런 모습은 하산할 때까지 자주 목격된다. 군훈련장입구를 지나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계곡물을 건넌다. 우측 철망 곳곳에 '리본꽃'이 활짝 폈다. 흙길이 길게길게 이어진다. 발아래 만한, 허리아래 만한, 사람 키를 훌쩍 넘는 조릿대 수천그루가 오솔길 좌우에서 다양한 크기로 잘 자라고 있다. 곳곳에 30여 미터 크기의 아름드리 코르크참나무가 버티고 서있다. 조릿대 구간은 좀더 이어진다. 넓은 공터가 나온다. 유순하던 흙길이 끝나고 서서히 암봉의 모습을 조금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귀한 아름드리 노각나무가 300m대 높이에서부터 600m대까지 두텁게 분포하며 잘 자라고 있었다. 나무껍질이 얇게 벗겨지고 회갈색의 무늬가 있으며, 붉은 색 반점 처럼 껍질이 벗겨지며 얼룩무늬가 아름답다. 비단나무라는 별칭이 그래서 붙는다. 노각나무는 혈액순환을 촉진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소나무 두 그루가 길 가운데 서서 좌우로 교행을 만든다. 이 지점에서 활짝 핀 진달래를 보았다. 산행 초입과 달리 듬성듬성 조릿대가 자란다. 고도가 어느정도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정상까지 1.4km 남은 지점부터 바위구간이 시작된다. 고도를 급격하게 높여 나간다. 아슬아슬하게 난 길에는 강철판을 볼트로 단단히 고정시켜 이동안전을 돕는다. 몇발짝을 더 옮기니 대슬랩이 나타난다. '추락위험'이라고 쓴 표지판이 이곳이 위험구간임을 단박에 알려준다. 로프줄과 쇠줄, 그리고 디디기 좋게 텍스타라는 'ㄷ'자 모양의 노란발판이 촘촘하게 박혀있다. 깍아지른 바위 틈에서 기묘하게 생긴 제법 굵은 소나무가 질긴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계속 올라치는 구간이다. 로프와 쇠줄이 바위 표면에 걸터앉아 '나를 잡고 오르세요' 하고 손을 내민다. 한번 더 긴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고 힘을 준 손으로 로프를 힘있게 당기며 전진한다. 배꼽시계가 점심을 알린다. 정상까지 100m 정도여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오늘은 무알콜산행이다. 간식거리로 준비한 것은 바나나2개, 사탕4개, 에너지바1개, 몽쉘크림케이크2개, 달걀4개, 건포도 조금이다. 그늘진 바위아래 자리를 잡고 집에서 담아온 따뜻한 믹스커피 한잔과 뜨거운 물로 허기진 배를 달래줬다. 정상 근처에서 부는 아주 작은 바람도 이마의 땀을 식혀주는데는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배낭을 정리하고 다시 힘을 내서 정상을 향했다. 오늘 구간중 가장 강력한 직벽의 A급 난이도를 안전하게 벗어나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한다. 너무 위험구간이다 보니 투박한 바위에 고정된 쇠줄과 강철발판이 '설마' 하는 불안감을 줄 정도였다. 로프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위험하다. 급격한 동작을 줄이고 체중이동을 안정되게 하면서 몸의 중심을 잡으며 오르는게 매우 중요하다. 가풀막진 암릉구간 100m 쯤되는 거리를 가까스로 오르면서 마침내 정상에 섰다. 산그리매가 아름답게 다가온다. 1년전쯤 무박종주하며 걸었던 금남정맥의 운장산줄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끼며 장군봉738m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긴다.  

 

물한잔을 하고 2.4km거리에 있는 해골바위를 향한다. 내려가는 길이 온갖 로프와 쇠줄, 강철발판으로 만들어졌다. 직벽등산은 그나마 낫다. 직벽하산은 정말 장난이 아니다. 한발한발 디디며 조심스레 내려갔다. 크게 내려갔다 다시 급하게 오른다. 두꺼비바위가 큼지막하니 앉아있다. 조망이 대단했다. 구수리마을을 배경으로 산그리매를 담는다. 두번째 큰산을 넘었다. 북장군봉까지 사람키만한 조릿대구간이 이어진다. 등산초입부터 발견되는 코르크참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조금씩 고도를 높이며 세번째 큰산을 향한다. 조금만 위험하다 싶으면 예외없이 로프가 잘 매어져 있다. 오솔길이 부드럽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북장군봉724.5m를 지났다. 예전 지나던 바로 그 자리다. 인증샷을 남기고 주차장방향으로 좌회전하였다.

오늘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해골바위가 우리를 반겨준다. 이를 배경으로 인증샷을 남겼다. 뭔가 파먹은 것 같기도 하고 폭격을 당한 것도 같은 모습이 요상하다. 한참을 더 내려오면 군훈련지역을 지난다. 참나무 2개를 묶어 다리를 만들어놓은 모습이 정겹다. 얼마쯤 더가니 거대한 바위 아래 굵은 어떤 나무가 바위에 눌려 자라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돌을 피하여 꺽어지는 지점에 나무 옹이 몇개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이 나무가 굵어진 만큼의 시간동안 나고 자라다 천장의 바위에 눌리고 뭉그러진 자리에 나이테가 자라듯이 옹이하나가 나기를 수없이 반복하여 생긴 것이 뭉툭하니 아픈 상처를 웅변하듯 웅크리고 앉아있었다. 얼마나 아프고 고통스러웠을까.....

 

계속되는 조릿대구간을 거쳐 큰바위얼굴을 지나 주차장까지 무사히 내려왔다. 많이 시장했지만 음식점을 차지가 쉽지않았다. 결국 고속화도로에 진입하여 국수 한그릇하고 올라왔다. 집에오니 8시50분. 옺을 세탁기에 돌리고 소주한잔으로 피로를 풀고 푹 잤다.  


피에쑤

# 장군봉, 북장군봉코스는 암릉이 즐비하여 나무랄대없이 조망이 좋지만 곳곳에 발톱을 숨기고 있는 직벽의 릿지구간이 많아 비바람이 거세게 부는 날에는 중심을 잃을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하산 때에는 로프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안전한 중심이동과 더 많이 조심을 해야 한다.

 

# 코르크참나무의 코르크는 물과 공기를 통과시키지 않고 무엇보다 탄력성이 좋고 경제성이 있어 마개로 사용된다. 산경험으로 볼때 우리나라에서 코르크나무 껍질을 채취하는 곳은 가평, 양평 등이다.

 

# 노각나무는 세계적으로 8종이 분포되어있고, 한국의 노각나무 품종이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다. 생장속도는 느리지만 약용으로서나 정원수목으로 가치가 월등하다. 노가지나무, 비단나무, 금수목이 별칭이다. 간염이나 간경화증, 지방간같은 간질환과 손발마비, 관절염에 뛰어난 치료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 해골바위에서 조금 내려 오면 넓은 평지가 나오는데, 이곳이 군부대 암벽훈련장 C지역이다. 침니등반, 줄사다리등반, 후면하강/역레펠, 전후면하강, 등강기등반이 이루어진다. ​

 

# 타포니(tafoni)
타포니는 비교적 건조한 지방의 암석이나 해안에서 잘 형성되는 구조이다. 외형적으로 보이는 형태가 마치 벌집모양이라고 하여 지질학에서는 벌집구조라고 부른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마이산에서 가장 뚜렷하게 관찰되고 있다. 울릉도나 제주도 절벽에서도 관찰된다. 해안지역세 타포니는 주로 염분이 암석의 입자 사이에 들어가 풍화가 진행되면서 시작된다. 완주군 해골바위는 암석절벽에서 약한 부분이 풍화가 진해되면서 둥그런 모양으로 떨어져 나가 형성된 벌집모양의 구조이다.(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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